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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의 꽃(추모헌시-2014년 보훈문예작품 공모전 최우수상)
작성자 주민생활과 등록일 2015/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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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청춘의 꽃(윤신애)

 

밭이랑에 철모가 올라앉았다.

봄의 새순으로 돋았는지 땅을 헤집고 서 있는 녹슨 철모

탱양이 기울 때 덧난 역사의 그림자는 길어지는지

선명하게 실탄 자국을 남김 철모는 

자기 그림자를 끌고 간다.

내부를 괕오하던 허허로운 바람을 놓아주려는 것일까

차츰 아득해지는 머리 위로

실탄이 쉴 새 없이 튀어 오르던 그날인 듯

봄비가 땅 위에 탄피처럼 차곡차곡 쏟아진다.

 

이제는 조각조각 허름해서 틈틈이 젖어 있던 군복 대신

마지막 명령처럼 꺼내 놓은 철모

오랜된 본묘에서 구렁이 굵은 빈 껍질이 떨어지듯

오롯이 철모가 땅 위에 굴렀다.

땅에 헤집다가 돋아난 인식표에서

유해 발굴단은 숙연해진 시간의 녹물을

붓으로 조심스럽게 덜어 낸다.

 

계절이 바뀌고 밭에는 새 건물이 올라설 것인지

철근 더미가 쌓여있다.

약속이듯 땅속을 지키며 넋을 섞다가

철모의 젊은 주인에게도 어느새 전갈이 갔는지

포연 속에 오래 아껴 놓은 군가를 찾아 부르는지

어긋난 뼈마디를 추려 놓으면

비에 씻겨 하얗게 돋아나는 청춘의 살결

길고 긴 세월을 오르내리던 철모의 주인은

백골이 되어 제대 명령서를 받아들었다.

녹슨 철모 위에 마지막 푸른 꼿이 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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